프랑스는 와인의 본고장으로 불릴 만큼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 로마 시대부터 시작된 와인 생산은 중세 수도원에서 기술적으로 발전하였고, 오늘날까지 세계 와인의 기준이 되고 있다. 프랑스 와인의 매력은 단순히 맛과 향뿐 아니라, 이를 둘러싼 풍부한 역사와 철저한 등급 체계, 그리고 지역별 독특한 개성에서 찾을 수 있다.
이번 블로그 글에서는 프랑스 와인의 시작과 발전 과정을 간단히 살펴보고, AOC 등급을 포함한 프랑스 와인의 품질 관리 시스템을 설명하려 한다. 또한, 보르도, 부르고뉴, 알자스, 상파뉴, 보졸레 등 주요 와인 생산지역과 그 지역별 특징에 대해서도 알아볼 예정이다. 와인 애호가는 물론, 프랑스 와인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초보자들에게도 흥미롭고 유익한 정보가 되길 바란다.
목차 1. 프랑스 와인의 역사 2. 프랑스 와인의 등급 3. 프랑스 와인의 주요 생산지역 |
1. 프랑스 와인의 역사
프랑스 와인은 기원전 600년경, 켈트인이 갈리아(Gallia) 마르세유 지방에 이주하여 포도를 재배한 것이 시작이며, 기원전 300년경 포도경작법이 로마에 전파되면서 부흥기를 맞는다. 당시 로마가 식민지로 지배했던 프랑스 지역은 로마 군인에게 배급할 와인이 필요했기에 프랑스 전역에 걸쳐 와인 재배 지역을 확대했다. 그 후 게르만족의 침입으로 로마제국은 멸망하였고, 중세시대에 이르러 교회에서 미사용 와인을 만들면서 수도원에서 수도사들에 의해 포도 재배와 양조법을 유지하게 된다. 1337년 프랑스왕 루이 7세(Louis VII, 1120~1180)의 왕비인 알리에노르 다키테느(Alienor d'Aquitaine, 1122~1204)는 십자군 전쟁 중 루이 7세와 이혼하고 영국 왕 헨리 2세(Henry II, 1133~1189)와 재혼하게 되는데, 그로 인해 프랑스 최고의 와인 산지 보르도는 영국왕실의 상속지가 된다. 이를 되찾기 위해 일어난 전쟁이 그 유명한 100년 전쟁이다. 18세기에는 유리병과 코르크의 사용으로 판매와 유통경로의 다양화가 시작되었고, 이후 1863년부터 25년간 포도나무뿌리 진딧물인 필록세라(Phylloxera)라는 기생충이 프랑스의 전 포도밭을 황폐화시키나 미국의 야생종과 유럽종을 접목하여 이를 해결한다. 이후 프랑스는 와인의 품질보장을 위해 1935년 원산지호칭통제법(A.O.C)에 관한 제도 및 INAO(프랑스 국립원산지명칭통제기구)를 설립한다.
2. 프랑스 와인의 등급
프랑스 와인의 등급은 4단계로 분류되며, A.O.C 등급이 가장 우수한 품질의 와인이다.
1. AOC(Appellation d'Origine Controlee) - 아펠라시옹 도리진 콩트롤레(원산지통제명칭 와인)
프랑스 와인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하여 제정된 것으로 포도재배 지역의 명칭, 포도의 품종과 재배방법, 단위면적당 수확량의 제한 등 제조방법과 알코올 농도에 이르기까지 원산지통제명칭 위원회의 관할 하에 엄격히 통제된다. 프랑스 전체 와인 생산량의 35%
- 국립원산지명칭통제기구(INAO) 감독, 규제기관
2. VDQS(Vin Delimite de Qualite Superieure) - 뱅 데리미테 칼리테 슈페리어
뱅 드 페이와 A.O.C 등급의 중간 단계로 이 단계부터 본격적인 규제가 시작된다. 프랑스 전체 와인 생산량의 2%
3. VDP(Vin de Pays) - 뱅 드 페이
하우스 와인을 뜻하는 것으로 지방명 와인들은 원산지를 표기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테이블 와인과 구별된다. 프랑스 전체 와인 생산량의 15%
4. VGT(Vin de Table) - 뱅 드 따블 38%
테이블 와인으로 이 포도주들은 원산지 표시를 전혀 할 수 없고 또한 수확연도를 적을 수 없게 되어있다. 프랑스 전체 와인 생산량의 38%
3. 프랑스 와인의 주요 생산지역
1. 보르도(Bordeaux)
보르도 와인의 특징은 유명한 A.O.C 등급의 와인이 그랑 크뤼(Grand Crus)라는 분류로 한번 더 나누어져 있다는 것이다. 프랑스 A.O.C 와인의 25%가 이곳에서 생산되고 있다. 보르도는 프랑스의 남서부 대서양의 연안에 위치하며 자연적으로 풍부한 수자원의 혜택과 기후는 매우 온화하다. 토양은 대개 자갈 많은 땅과 퇴적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자갈 많은 토양은 배수가 뛰어나며 열기를 품고 있을 수 있어 포도재배에 적합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보르도의 레드와인을 클라렛(Claret)이라 호칭하는데 이는 '적포도주의 여왕'이라는 뜻이다.
2. 부르고뉴(Bourgogne)
부르고뉴 지방의 포도원은 프랑스에서 가장 오래된 포도원 중 하나이다. 부르고뉴 지방의 전체 포도원 면적은 24,000헥타르에 달하는데 부르고뉴 지방의 가장 큰 특징은 단일 품종으로 다양한 와인을 만들어내는 것에 있다. 레드와인은 피노 누아(Pinot Noir)를 화이트 와인은 샤르도네(Chardonnay)만을 사용한다. 부르고뉴의 남쪽 지방 보졸레에서는 가메이(Gamay)만을 사용하여 와인을 만든다. 부르고뉴의 기후는 겨울에는 한랭하고 빙결기가 잦으며 여름에는 고온인 대륙성 기후이다. 춘빙현상을 막기 위해 포도원 중앙에 화덕을 만들어 기온을 높인다. 부르고뉴 주요 산지로는 샤블리(Chablis), 꼬뜨 드 뉘(Cote de nuits), 꼬뜨 드 본(Cote de beaune), 꼬뜨 로네즈(Cote chalonnaise), 마꼬네(Moconnais), 부르고뉴 네고시앙(Bourgogne negociants) 등이 있다.
3. 알자스(Alsace)
알자스 지방은 프랑스의 우수한 와인 생산지로, 프랑스에서 가장 건조한 기후이다. 화이트 와인이 전체 생산량의 82%를 차지하며, 석회질, 이회암, 화강암, 사암, 모래와 황토 등 매우 다양한 토양이 이 지방 포도밭의 특성을 이룬다. 많이 재배되는 포도 품종은 레드와인의 경우 피노 누아, 화이트의 경우 게뷔르츠 트라미너(Gewurztraniner), 토카이 피노그리(Tokay-pinot Gris), 리슬링(Riesling), 뮈스카 달자스(Muscat d' Alsace), 실바너(Silvaner), 삐노 블랑(Pinot blanc) 등 다양한 종이 재배된다.
4. 상파뉴(Champagne)
17세기말, 이 지역 사람들은 와인을 병입 한 후 이듬해 봄에 날씨가 더워지면 와인에 거품이 생긴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한 사원에서는 승려들이 이러한 발포 방법을 완성하는데 수도승 돔 페리뇽(Dom Perignon)이 이 방법을 사용하여 샴페인을 만들어낸 것이다. 상파뉴 지방의 전체 포도 재배 면적은 약 30,000헥타르로 주요 품종은 피노 누아(Pinot Noir), 피노 뫼니에(Pinot Meunier), 샤르도네(Chardonnay)가 재배된다. 이 지역 연중 평균 기온은 10℃ 로, 포도의 성숙에 필요한 최저 온도인 9℃ 에 가깝다. 상파뉴 와인의 종류로는 몽따뉴 드 랭스(Montagne de Reims), 발레 드 라 마른느(Vallee des la Marne), 꼬뜨 데 블랑(Cote des blanc), 오브(Aube) 등이 있다.
5. 랑그독(Languedoc)
프랑스에서 가장 남부에 위치하는 랑그독 루씨용은 프랑스에서 가장 넓은 포도 재배 지역으로 전체 포도 재배 면적이 40,000헥타르로 프랑스 총 재배 면적의 38%에 해당한다. 대부분의 뱅 드 따블과 뱅 드 페이를 생산하며, 랑그독 루씨용 지방은 고온 건조한 지중해성 기후이다. 랑그독 지방의 와인으로는 꼬뜨 드 루씨용(Cotes du Roussillon), 꼴리우르(Collioure), 꼬르비에르(Corbieres), 미네르브아(Minervois), 불랑께뜨 드 리무(Blanquette de Limoux), 꼬또 뒤 랑그독(Coteaux du Languedoc), 쉬니앙(chinian), 뱅 두 나뛰렐(Vins Doux naturels), 클라쁘(clape), 생 싸뛰르넹(St. Saturnin) 등이 있다.
6. 프로방스(Provence)
프로방스 지방 포도원은 프랑스에서 가장 오래된 포도원이다. 프로방스의 토질은 배수가 잘되고 자갈이 많아 포도 재배에 적합하다. 많이 재배되는 품종은 레드와인의 경우 그르나슈(Grenache), 시라(Syrah), 쌩쏘(Cinsault), 까리냥(Cariganan), 무르베드르(Mourvegre), 띠부랭(Tibouren), 까베르네 쇼비뇽(Cabernet Sauvignon)이 재배된다. 화이트 와인은 롤(Roll), 위니블랑(Ugni Blanc), 끌레레뜨(Clairette), 쎄미용(Semillon)이 많이 재배된다.
프로방스 지방의 와인으로는 꼬또 덱 썽 앙 프로방스(Coteaux d' Aix-En-Provence), 레 보 드 프로방스(Les Baux-de-Provence), 팔레뜨(Palette), 꼬또 바루아(Coteaux Varois), 벨레(Bellet), 까시스(Cassis) 등이 있다.
7. 보졸레(Beaujolais)
보졸레 지방의 전체 포도원 면적은 22,000헥타르에 이른다. 서쪽에서 부는 찬바람과 보졸레 지방의 산맥으로부터 불어오는 습한 바람을 언덕들이 잘 막아서 이곳 기후는 아주 온화하지만, 가끔 한파가 닥치기도 한다. 토양은 주로 화강암과 편암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가메이 품종이 자라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보졸레의 와인으로는 시루블(Chiroubles), 꼬뜨 드 브루이(Cote de Brouilly), 생 따무르(Saint-Amour), 플뢰리(Fleurie), 슈나(Chenas), 모르공(Morgon), 쥘리에나(Julienas), 물랭아방(Moulin-a-vent), 레니에(Regnie)가 있다.